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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제트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04-01-05 00:00
조회수
613

​다음은 12월26일자 중앙일보 기사입니다. 꿈과 열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꿈과 그 꿈에 대한 얼마만한 열정을 가지고 있나요? “회사보다 자신을 위해 일하라” 라는 혼다의 말도 가슴에 와닿습니다…

 

 

 

[분수대] 혼다 제트

 

푸른 하늘 위로 날렵하게 이륙하는 소형 제트기. 얼마 전 외신이 보내온 한 사진이다. 주인공은 혼다 제트’. 일본의 혼다가 제작해 시험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혼다는 엄격히 말해 자동차 메이커로 볼 수만은 없다. 회사 이름도 혼다기켄코교(本田技硏工業)’. ‘혼다자동차가 아니다.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이라는 뜻이다.

 

무슨 기술이냐고 물으면 주저없이 이동을 위한 기술이라고 답한다. 혼다의 제품은 자동차뿐이 아니다. 오토바이.자전거.보트엔진.비행기 등 육해공의 탈 것을 골고루 만든다. 또 발전기.제설기.제초기 등 엔진을 응용하는 분야에도 진출해 있다. 인간형 로봇 아시모를 제작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는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郞.1906~91)의 꿈의 산물이다. 자동차 수리공으로 출발한 혼다는 꿈을 먹고 사는 엔지니어였다. 남들이 깜짝 놀랄 만한 꿈을 목표로 삼아 직구로 승부하는 스타일이었다.

 

48년 혼다를 창업할 때부터 세계 제패를 생각했다. 우선 이름을 알리겠다며 국제 오토바이 레이스에 나가 보기좋게 우승했다. 61년의 일이었다. 그후 ‘HONDA’는 세계에 이름을 떨쳤다. 자신감을 얻은 혼다는 62년부터 자동차 생산에 나선다. 그의 꿈은 늘 무모하게 비치곤 했다. 하지만 그는 꿈을 실현할 기술을 갖췄다. 스스로 내가 만들지 못하는 것은 거미줄 정도라고 호언하기도 했다.

 

기술에 대한 집념은 광기에 가까웠다. 그는 좋은 제품을 못 만드는 기술자는 인격파탄자라고 단언했다. 최고의 엔진을 만들겠다며 자본금의 30배가 넘는 공작기계를 사들였다 회사가 쓰러질 뻔하기도 했다. 그는 또 완벽주의자였다. 결과가 성에 차지 않으면 불같이 화를 냈다. 스패너를 내던지는 것은 예사였고 직원을 패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순수성에 홀린 혼다 맨들은 얻어터져도 떠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유발랄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직원들에겐 회사보다 자신을 위해 일하라고 주문했다. 기술자는 스스로 즐거워서 일해야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한다고 봤다.

 

혼다 제트도 상상력과 창의력, 그리고 기술의 결합체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선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해지고 있지만 일본에선 엔지니어의 꿈이 날개를 달았다.

 

남윤호 정책기획부 차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