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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가 전부다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03-11-01 00:00
조회수
649

​제가 자주 읽고 있는 대덕넷 신문의 [Han's Letter] 칼럼의 글입니다.
제목이 “태도가 전부다 (attitude is everything)” 이더군요. 제가 이
칼럼 앞부분에 “태도는 능력보다 중요하다”는 글을 썼었는데 너무나도
제 생각과 흡사하기에 재미있기도 하고 해서 올려 보았습니다.

 

 

친구에게 아주 오랜만에 전화를 했다. 꽤 친했던 친구였지만 업종이 다르고 사는 곳이 다르다보니 연락이 뜸했다. 보고 싶은 마음에 전화했는데 친구의 목소리는 차분하기 그지 없다. 매일 보는 사람의 전화를 받듯이 받는다. 반가움도 묻어나지 않고 아무 감정이 없는 그야말로 담담함 그 자체다.

 

“무슨 일로 전화했니?”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목소리는 나로 하여금 마치 무슨 청탁전화라도 걸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했다. 그저 오랜만에 옛 생각이 나서 전화를 걸었던 것인데 그의 그런 반응을 접하자 정나미가 떨어졌다. 대충 얼버무리고 전화를 끊었는데 다시 그에게 전화하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별 인연이 아니었던 사람에게 볼일이 있어 전화를 하게 되었다. 하도 오랜만에 하는 전화라 조심스러웠다.

 

혹시 나를 기억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기억은 하더라도 사무적으로 나오면 어떻게 하나… 하지만 상대방이 반색을 하며 반가워 하자 쓸데없는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어떻게 지내느냐, 간간이 소식을 듣기는 했다, 식사라도 하자… 용건을 얘기하자 그 정도는 자신이 해결할 수 있으니 걱정 말라고 얘기하며 친절하게 대하는 그 사람의 태도에 감동을 받았다. 친밀감이 느껴졌다.

 

황 과장은 늘 굳은 얼굴을 하고 있다. 본인 말로는 흐트러진 모습 보이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해서라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굳어진 관료처럼 보인다. 젊은 나이에 어쩌면 그리도 딱딱하고 재미없는지… 자연히 그에게는 사무적인 말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또 그는 자신의 이익이 걸린 사안 외에는 아무 관심이 없다. 다른 부서에서 그에게 협조를 구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내가 그 일을 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이냐, 그 부서의 일은 그 부서에서 알아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라는 면박을 당하기 일수다. 상사들도 그에게 무엇을 지시하려면 항상 토를 달고, 이유를 캐묻고 하는 바람에 당연히 그 친구가 해야 할 일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상사들에게 부하 직원이라고 하기 보다 또 다른 상사라는 느낌이 들게 할 정도니 그의 동료나 부하직원들이 그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가질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다른 팀으로 가겠다고 면담을 신청하는 직원들이 속출하지만 그는 아직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모르는 듯 하다.

 

매일매일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또 불행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돈이 많아서, 좋은 차를 갖게 되어서, 귀인을 만나게 되어서… 물론 그런 일도 하나의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로 인해 행복과 불행이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그와 같은 행불행은 큰 사안의 문제가 아니라 아주 미묘하고 작은 태도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업무로 보내는 이메일도 따뜻한 말과 함께 첨부로 보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야말로 거두절미하고 아무 코멘트없이 보내는 사람이 있다.

 

책 상 위에 서류를 올려놓으면서도 포스트 잇으로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내용을 적어놓는 사람이 있는 반면 누가 무슨 일 때문에 이 서류를 여기다 올려놨는지 모르게 하는 사람도 있다. 할 수 없이 사무실에서 큰 소리로 “누가 여기다 서류를 올려놨어요? 내가 어떻게 하면 됩니까?”라고 확인을 해야만 비로소 얘기를 해 주는 사람도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글을 써서 주변에 보내는데도 사람들의 반응은 천차만별이다. 번번이 간단한 코멘트라도 달아서 글쓰는 보람을 느끼게 하는 사람도 있고 단 한번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사람도 있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태도라는 매개물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해진다. “세상에 귀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되야 한다. 살아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자.” 이런 생각은 태도를 통해 상대방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또 자신이 보인 태도대로 대가를 받게 되는 것이 사람의 삶이다. 업무로 하는 전화 한 통에서도, 늘 주고 받는 e메일 한 통에서, 백화점 문을 열고 닫고 전철을 타고 내리는 그 사소한 행동 하나 하나에서 우리는 세상과 상대방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태도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한스컨설팅 한근태 대표>